2013년 11월 18일 늦은 6시 수원 정자초 도서관에서 이혜란 작가 초청 강연이 있었답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경기남부지부 교사모둠에서 주최하는 행사였습니다. 갑자기 눈이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작가 선생님을 만난다는 기대에 얼른 달려갔지요.
우리 학교도 2011년과 2012년에 작가 선생님이 오셨었지요. 이혜란 작가님은 <우리 가족입니다>, <짜장면 더 주세요>, <뒷집 준범이> 그리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요!>라는 책의 글과 그림을 그리셨지요. 그럼 지금부터 이혜란 작가님과의 그림책 여행을 떠나 볼까요.
이혜란 작가님이에요. 지금은 강원도 화천(작년에 전기가 들어왔다고 해요.)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셨다지요.
처음 스케치할 때는 이런 장면이있답니다. 책이 완성되기까지 수차례 그림을 다시 그리고 고치고 한대요. 이혜란 작가님은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보통 3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완성된 그림에서 아빠는 가족을 책임지는 배를 형상화한다고 해요. 그래서 편집자가 왼쪽이 조금 허전하니 엄마를 조금 왼쪽으로 당기자는 의견에 절대 안 된다고 하고는 대신 텔레비전을 그려 넣었다고 합니다.
그림의 느낌이 좀 거칠죠. 투명 필름을 두 장을 이용하는데 한 장에는 테두리만 그리고 다른 한 장에는 색만 칠한 후 겹치면 이런 느낌이 난다고 합니다.
이렇게요.
이건 찰흙으로 만든 걸 찍은 사진이에요. 작가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가장 좋은 느낌이 나는 방법을 찾는다고 합니다.
책을 만들기 전에 각 장면에 해당하는 그림을 그려서 출판사 편집자와 협의하는데 이런 걸 '콘티'라고 한대요. 물론 여기서도 수정에 수정을 거치게 되지요. 처음 기획한 책을 출판사에 갖고 갈 때는 더미북이라는 작은 책자를 만들어 가지고 갑니다. (요건 사진을 못 찍었네요.) 그냥 종이에 그린 것과 책자 형태로 나온 건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어떤 책인지 알겠죠? 네, 맞아요. <짜장면 더 주세요>랍니다. 이 장면과 책에 있는 장면을 비교해 보세요. 같은 듯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이건 진짜 원화랍니다. 아주 귀한 거죠. 보통 원화전이라고 하면 이 그림을 고성능으로 인쇄한 그림으로 하는 거랍니다. 우리 학교에서 했던 원화전도 그런 거였죠. 하지만 이것은 진짜 작가가 손수 그린 그림이라는 것! 메모가 보이죠. 저렇게 또 수정을 하는 거래요.
이혜란 작가님의 책을 읽다 보면 신흥반점이 계속 나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건 바로 작가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짜장면집을 했기 때문이에요. <우리 가족입니다>도 진짜 작가 선생님의 어렸을 적 이야기라지요. 작가는 이 책을 만들면서 아버지에 대한 애잔함과 원망(힘들게 일만 하시는 모습 때문에)을 다 털어낼 수 있었다고 해요. 치유가 된 책이라고 하네요. 책을 읽어도 치유가 될 수 있듯이 글 쓰는 것도 치유가 될 수 있다던데 정말인가 봐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지면 관계상 여기까지 올릴게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책은 그만큼 고통을 품은 다음에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세상에 나온 책이니 우리 모두 열심히 읽어주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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